이 글은 김성현 대표 이사가 벤처스퀘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본 글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사업모델특례 상장을 준비했던 모 기업의 실제 사례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보안이 필요한 사항은 수정 및 삭제하여 내용을 재구성하였으니 염려나 오해가 없길 바란다.
스타트업의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IPO(기업 공개; 상장)를 꿈꾼다. 최근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저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상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시기의 문제일 뿐 그들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겨울은 내실을 다지기 위한 좋은 계절이 될 수 있다. '머슬업' 전략을 활용하자.
IPO 대어들과 달리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특례 상장을 모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 비단 어렵고 화려한 기술을 갖춘 기업뿐만 아니라 IP나 콘텐츠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도 특례 상장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기술특례상장으로 통칭해서 부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기술기반 기업과 사업모델 기업으로 나뉘며 후자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기술기반 기업의 경우 당연히 특허 즉 기술관련 지식재산 관리가 중요 평가항목 중 하나이다. 사업모델 기업도 이와 유사한 지식재산권 보유현황이라는 평가 항목이 존재한다. 그 중요도가 기술기반 기업만큼은 아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항목이다. 지식재산 관리 현황은 기술평가를 통과한 이후에도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계속해서 평가받는다. 상장예비심사에서는 질적 심사요건 중 기업의 계속성과 관련하여 '특허, 경영권 관련 소송 및 분쟁이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에 관한 항목으로 심사를 받게 된다. 사업의 핵심 역량이 기술이든 콘텐츠든 IPO 단계에서 지식재산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킥오프 미팅 당시 사례의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식재산은 특허 1건, 상표 1건이 전부였다. 아찔하다. 하지만 기술기반 기업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이처럼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에 대한 현황 파악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모래 속의 진주'를 찾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 기업의 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샅샅이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먼저 기업 제반에 대해서 알고 있을만한 내부 사람으로 기술 개발과 경영 관리를 담당하는 핵심인력을 모아 인터뷰 형식의 회의를 두세 차례 진행했다. 사업모델 기업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가장 먼저 사업모델의 개별 영역들을 분류했다. 핵심 기술처럼 핵심 사업 부문이 있을 것이고, 해당 부문에 지식재산 관리의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숫자 외에도 동종 업계의 경쟁 현황도 살펴봤다. 그 밖에 사업 부문별 성장성, 경쟁사의 성장 속도, 현재는 제휴 관계인 파트너사의 시장 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힘을 안배하기로 했다.
사례의 기업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성상 국가 R&D 과제의 주관기관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참여기관으로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블록체인 등 콘텐츠와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실험하고 실증한 연구 성과가 있었다. 데이터 구축과 활용 관련 역량은 필자의 기대 이상이었다. 직접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통해서 로그를 수집하고 가치있는 데이터로 가공한 후 나름의 로직과 알고리즘으로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 넷플릭스나 아마존 못지않았다. 콘텐츠와 함께 활용하는 일정한 형태의 물건이나 시설들도 자사의 고유 브랜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검토하고 특허를 받기로 했다. 기술 기반의 사업모델로 지속성과 성장가능성에 관한 일종의 후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상표, 디자인, 저작권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있어 정말 중요한 항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권리들을 어떻게 잘 믹스(mix)하느냐에 따라 '다면적' 또는 '입체적'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거나 못할 수 있다. 기초부터 튼튼하게 CI와 BI 각각에 대해서 상표권을 등록하기로 했다. 최소한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 보호를 위해서 약어와 약칭들도 보호대상에 포함시켰다.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이벤트 명칭, 이벤트가 개최되는 장소 등 브랜드와 연결되는 고유의 명칭들은 모두 상표로 보호하는 것을 제안했다. 오리지널리티가 높은 이미지나 영상 관련해서는 상표, 화상 디자인, 저작권으로 삼중 보호하기로 했다. 유튜브의 인트로 및 엔딩 영상은 개별 영상과 상관없이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하나둘 쌓다 보니 기업의 콘텐츠 자산의 시각화가 가능했다. 동시에 기업의 콘텐츠 제작 역량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IPO 단계에 있는 한 기업의 지식재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구축해 주는 컨설팅이 일단락되었다. 아마도 목표했던 상장 일정은 연기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핵심 사업 부문에 관한 지식재산들을 자산화한 만큼 그들의 바람대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침체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성장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독자분들의 기업은 어떤가? 스스로 판단해 보고 지금부터 조금씩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글은 김성현 대표 이사가 벤처스퀘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본 글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사업모델특례 상장을 준비했던 모 기업의 실제 사례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보안이 필요한 사항은 수정 및 삭제하여 내용을 재구성하였으니 염려나 오해가 없길 바란다.
스타트업의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IPO(기업 공개; 상장)를 꿈꾼다. 최근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저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상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시기의 문제일 뿐 그들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겨울은 내실을 다지기 위한 좋은 계절이 될 수 있다. '머슬업' 전략을 활용하자.
IPO 대어들과 달리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특례 상장을 모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 비단 어렵고 화려한 기술을 갖춘 기업뿐만 아니라 IP나 콘텐츠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도 특례 상장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기술특례상장으로 통칭해서 부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기술기반 기업과 사업모델 기업으로 나뉘며 후자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기술기반 기업의 경우 당연히 특허 즉 기술관련 지식재산 관리가 중요 평가항목 중 하나이다. 사업모델 기업도 이와 유사한 지식재산권 보유현황이라는 평가 항목이 존재한다. 그 중요도가 기술기반 기업만큼은 아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항목이다. 지식재산 관리 현황은 기술평가를 통과한 이후에도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계속해서 평가받는다. 상장예비심사에서는 질적 심사요건 중 기업의 계속성과 관련하여 '특허, 경영권 관련 소송 및 분쟁이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에 관한 항목으로 심사를 받게 된다. 사업의 핵심 역량이 기술이든 콘텐츠든 IPO 단계에서 지식재산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킥오프 미팅 당시 사례의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식재산은 특허 1건, 상표 1건이 전부였다. 아찔하다. 하지만 기술기반 기업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이처럼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에 대한 현황 파악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모래 속의 진주'를 찾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 기업의 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샅샅이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먼저 기업 제반에 대해서 알고 있을만한 내부 사람으로 기술 개발과 경영 관리를 담당하는 핵심인력을 모아 인터뷰 형식의 회의를 두세 차례 진행했다. 사업모델 기업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가장 먼저 사업모델의 개별 영역들을 분류했다. 핵심 기술처럼 핵심 사업 부문이 있을 것이고, 해당 부문에 지식재산 관리의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숫자 외에도 동종 업계의 경쟁 현황도 살펴봤다. 그 밖에 사업 부문별 성장성, 경쟁사의 성장 속도, 현재는 제휴 관계인 파트너사의 시장 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힘을 안배하기로 했다.
사례의 기업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성상 국가 R&D 과제의 주관기관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참여기관으로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블록체인 등 콘텐츠와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실험하고 실증한 연구 성과가 있었다. 데이터 구축과 활용 관련 역량은 필자의 기대 이상이었다. 직접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통해서 로그를 수집하고 가치있는 데이터로 가공한 후 나름의 로직과 알고리즘으로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 넷플릭스나 아마존 못지않았다. 콘텐츠와 함께 활용하는 일정한 형태의 물건이나 시설들도 자사의 고유 브랜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검토하고 특허를 받기로 했다. 기술 기반의 사업모델로 지속성과 성장가능성에 관한 일종의 후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상표, 디자인, 저작권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있어 정말 중요한 항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권리들을 어떻게 잘 믹스(mix)하느냐에 따라 '다면적' 또는 '입체적'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거나 못할 수 있다. 기초부터 튼튼하게 CI와 BI 각각에 대해서 상표권을 등록하기로 했다. 최소한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 보호를 위해서 약어와 약칭들도 보호대상에 포함시켰다.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이벤트 명칭, 이벤트가 개최되는 장소 등 브랜드와 연결되는 고유의 명칭들은 모두 상표로 보호하는 것을 제안했다. 오리지널리티가 높은 이미지나 영상 관련해서는 상표, 화상 디자인, 저작권으로 삼중 보호하기로 했다. 유튜브의 인트로 및 엔딩 영상은 개별 영상과 상관없이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하나둘 쌓다 보니 기업의 콘텐츠 자산의 시각화가 가능했다. 동시에 기업의 콘텐츠 제작 역량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IPO 단계에 있는 한 기업의 지식재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구축해 주는 컨설팅이 일단락되었다. 아마도 목표했던 상장 일정은 연기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핵심 사업 부문에 관한 지식재산들을 자산화한 만큼 그들의 바람대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침체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성장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독자분들의 기업은 어떤가? 스스로 판단해 보고 지금부터 조금씩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